회계사 윤리 확립에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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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철희-장영자 사건」등 굵직한 경제사범을 다룬 수사통으로 명성을 날렸던 이종남 전 법무장관이 1일 제31대 공인회계사회 회장에 취임했다.
상장법인에 대한 공인회계사의 부실·허위감사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회장직에 취임한 이 회장은 회계사의 윤리 확립과 지위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64년에 회계사 자격을 얻기 전인 60년 고시(12회)에 합격, 줄곧 검사를 해왔으니 회계사 초년병인 셈이지요. 더구나 최근 허위 감사를 한 회계사들의 잇단 구속 등 어려운 시절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 회장은 검사 재직 시절 해방 후 최대 경제 사건으로 꼽히는 이-장 사건을 비롯해 박동명 사건, 백화양조탈세사건, 여수밀수사건 등을 처리했고 서울검사장·대검중앙수사부장·검찰총장 등을 두루 거쳤다.
『검사 재직 시절 수사 검사들이 기피하는 조세·경제 사범 수사를 맡으면서 십분 활용했던 회계사 자격과 지식을 이제부터 2천6백여 회원들과 골고루 나누어 가질 생각입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는 격언을 인용한 것도 우리사회의 뛰어난 인재로 취급받는 회계사들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사회봉사·기여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부터 모교인 고려대에서 세법 강의를 맡으면서 세법연구소를 내고 세법책자를 집필 중 회장에 단독 추대 돼 회원들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는 이 회장은 75년 「세법상 부정소득에 관한 연구」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3천여권의 세법 관련 서적을 소장한 장서가로도 유명하다.
『회계사나 법률가 모두가 국민에게 법률, 또는 회계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부정을 적발하고 감시해야하는 공공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불경기와 주식 시장 침체 상황에서 회계사의 잘못은 주식투자자, 즉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이 회장은 회계사들의 우수한 개인 능력을 한데 모아 응집력을 발휘하는데 작은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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