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민간인출신 민항조종사 차영근·김웅·강용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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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 최초로 순수 민간인출신 민항조종사 3명이 탄생했다.
대한항공은 28일 자체민간인 조종사양성기관인 기초비행훈련원 1기생 중 차영근(30·인하대 기계공학과졸업) 김웅(31·홍익대 기계공학과졸업) 강용학(31·항공대 항공경영학과졸업) 씨등 3명을 부조종사로 임명했다.
『제주도의 광활한 목장에서 실시된 모의 비행훈련, 경비행기를 모는 비행실습교육, 항공기상·항공통신·항공영어 등 엄청난 물량의 이론교육….
무지무지한 교육홍수 속에서 그야말로 혹독한 훈련을 거쳤지만 이제 스스로의 판단으로 조종간을 잡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렙니다.』
차·김·강「민간인 출신 조종사 트리오」는 교육생 신분에서 벗어나 이제 창공을 누비며 여행객들을 수송하는 책임자 위치에 서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러운듯 말한다.
이들의 부조종사 임명은 89년1월9일 기초비행훈련원 개원과 동시에 입교한 1기생 15명중 중도 탈락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의 수료자 가운데 조종사로 선정되는 치열한 경쟁 속에 얻은 영광이었기에 더욱 값진 것이기도 하다. 기초비행훈련원 수료 후 1백30시간 비행, 2개월 60회에 걸친 이 착륙훈련의 시련과 고통도 순수민간인출신 조종사라는 칭호의 영예 속에 파묻혀 버렸다.
현재 국적비행기의 조종사 모두가 군에서 비행기 조종경험을 쌓은 군 출신들이고 항공수요의 급속한 신장 등으로 인한 극심한 조종사 구인난을 감안하면 이들은 『우리들 민간인 출신 조종사의 탄생으로 국내항공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에 자신감도 넘친다.
더욱이 약1백 명의 외국인 조종사가 국적비행기에서 근무하고 있어 긍지도 높다.
『이제 곧 비행기로 서울∼제주와 한일노선을 운항하게 됩니다만 멀지않아 망망대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장면을 태평양상공에서 정면으로 감상하게 될 겁니다.』
이들 트리오는 『수백명 승객들의 안전과 대당 1천억 원이 넘는 비행기를 책임지게 돼 어깨도 무겁다』며 새로운 기대에 부풀어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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