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부터 ‘雨土’ 등으로 기록에 등장… 일본은 ‘黃雨’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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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14면

조선시대 기상 서적인 『서운관지』에 나온 ‘토우(土雨)’. 

삼국시대에도 황사는 있었다. ‘우토(雨土)’. 하늘에서 흙먼지가 비처럼 떨어지는 현상을 기록한 것이다. 하늘의 신이 화가 나서 흙가루를 땅으로 뿌린 것이라고 여겨 두려워했다고 한다.

역사 속 황사

가장 오래된 황사 기록은 『삼국사기』에 나온다. 신라 아달라왕 21년(서기 174년) 음력 1월의 황사다. 고구려 보장왕(서기 644년) 때 음력 10월에 붉은 눈이 내렸다는 기록도 있지만, 옛날에도 황사 기록은 3~5월에 집중돼 있다.

850년까지 신라ㆍ백제ㆍ고구려의 기록에서 ‘우토’라는 용어가 계속 보인다. 고려시대에는 흙먼지를 뜻하는 ‘매’도 함께 사용했다. 조선시대부터 ‘토우(土雨)’라는 표현을 주로 썼다.

조선시대의 기상 서적인 『서운관지』는 ‘사방이 어둡고 혼몽하고 티끌이 내리는 것 같다’고 토우를 풀이하고 있다. 황사의 순 우리말 표현인 ‘흙비’는 이 ‘우토’ ‘토우’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황사를 모래라기보다는 흙먼지로 관측해 기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황사 입자는 1~10㎛(1㎛=1000분의 1㎜)로 먼지나 진흙에 가깝다.

『삼국사기』에 나온 ‘우토(雨土)’. 

현재 쓰고 있는 ‘황사(黃砂)’라는 표현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야 나타난다. 북한은 ‘흙비’란 용어를 사용해왔으나 최근엔 황사라고 표기한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황사 기록은 기원전 1150년으로 우리보다 1300여 년 앞선다. “무릇 천지사방이 어둡고 먼지가 떨어지는 것이 보름 혹은 한 달이고 잠시 내려도 옷이 젖지 않고 흙만 남는다”는 생생한 기록도 있다. 처음에는 ‘우토’로 표기했고 ‘매’라는 표현도 눈에 자주 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비교적 이른 550년부터 황사라는 표현이 등장했지만 보편적인 것은 아니었다. 일본에선 807년 누런 색깔을 강조한 ‘황우(黃雨)’라는 표현이 최초의 황사 기록이다. 매는 1596년, 우토는 1633년에 처음 기록됐다. 일본 역시 황사라는 용어는 20세기 들어서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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