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의 전쟁3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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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국립 보건원 매개곤충과 심재철 과장(58)은 30년 동안 몸빛이 빨간 모기만 찾고 연구해왔다. 그가「작은 빨간 집모기」로 통하는 일본뇌염모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62년. 그해 봄 성균관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공무원봉급의 5배 수입에 귀가 솔깃해 20대1의 경쟁을 뚫고 모기살충제 임시연구직으로 들어간 것이 계기였다.
『당시 보사부가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펴고있던 모기박멸사업에서 모기약의 약효검증업무를 맡았는데 봉급을 달러로 받으면서 정규 직과 함께 일하게 돼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던 기억이 생생해요
그 신바람이 69년 주사급 보건기사로 정규직에 임용된 뒤 연구관(4급)이 된 지금까지 모기와의 끈끈한 인연을 끊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심 과장은 빨간 모기를 찾다보니 53종의 국내모기에 모두 관심을 갖게돼 이젠「모기박사」가 됐다.
모기의 이모저모를 알기 위해 적의 진영에 침투「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돌아와 적정을 분석한 뒤 상황의 진전에 따라 주의보·경보를 내리도록 보사부에 통보하는 것이 말하자면 심 과장 업무. 그가 그 동안 국내외에 발표한 모기관련 논문은 73년 일본열대의 학지에 실린「모기의 전적에 관한 연구」등 모두 60여 편이며 다른 생물에는 해를 주지 않고 모기 유충만 죽이는 살충제를 개발중이다.
심 과장은 구 .일본뇌염 모기는 소·돼지의 피를 좋아해 이 가축이 많이 있는 굿에서는 사람을 잘 물지 않는다』벼『뇌염바이러스가 처음 머물러있는 곳이 모기와 소·돼지의 몸속 가운데 어디인지 규명하는 것도 과제』라고 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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