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업/10억규모 출발… 작년 7조2천억(달라진 생활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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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제규모가 커지고 기술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내것」을 소중히 여기는 전통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제생활 양식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었다.
즉 단기간 필요하지만 값이 비쌀 경우 굳이 사기보다는 사용료를 물고 빌려쓰는 일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물건을 개인·기업 등에 빌려주는 리스·렌탈 등을 임대업 시장은 비약적으로 커졌다. 값비싼 사업용 기계설비 등 3∼7년 정도의 장기간 기업에 빌려주는 물적 금융제도인 리스산업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미국보다 20년,일본보다 10년 늦은 지난 72년.
영업 첫해인 지난 73년에는 계약액이 10억여원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7조2천3백52억원으로 연간 시장규모가 7천배 이상 커졌다.
이에 따라 국내산업의 총설비 투자액중에서 리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82년에는 2% 수준이었으나 90년에는 14%에 달했다.
리스와는 달리 컴퓨터·계측기기·사무용품부터 가전제품·장난감 등 가정용품까지 비교적 소형물건을 기업·개인에 1년 미만의 단기간동안 빌려주는 렌탈업도 지난 89년 처음 도입된뒤 시장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렌탈의 경우 지난 90년 계약액이 96억원에서 작년에는 2백억원을 넘는등 렌탈업계(7개사)는 현재 1천억원 규모의 시장이 95년에는 5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득증대로 레저생활이 확산되고 자동차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렌터카의 이용자도 부쩍늘었다.
「부인과 칫솔을 빼고는 뭐든지 빌릴 수 있는 시대」(일본 렌탈업계 광고)가 우리에게도 다가올지 모른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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