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가 가격 인상 주도? 차값 최고 23.3% 꾸준히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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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업계의 자동차 가격이 지난 2004년 이후 꾸준하게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력 중형차인 쏘나타(N20 프리미어 A/T 기본형)의 경우 2004년 2060만원에서 지난해 2279만원으로 10.6%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투스카니(2.0 GT M/T 기본형)는 1450만원에서 1568만원으로 8.2%, 트라제 XG(2.0 VGT 디젤 골드 기본형)는 2156만원에서 2209만원으로 2.5% 각각 올랐다.

기아차 역시 꾸준하게 차값을 인상했다. 소형차 모닝(LX 고급형)은 645만원에서 771만원으로 19.5%, 프라이드(1.6 SLX)는 998만원에서 1058만원으로 6% 각각 인상됐다.

엔진이 바뀌거나 디자인이 바뀔때도 어김없이 차값은 올랐다. 현대차 투싼의 경우 CRDi 디젤엔진을 장착한 구형 모델이 2091만원에 팔렸지만 VGT 엔진을 단 신형 모델의 차값은 2349만원으로 12.3%나 올랐다.

기아차의 준중형 쎄라토 1.6(골드 최고급형)은 알파 엔진을 최신형 감마 엔진으로 바꾸면서 차값이 1151만원에서 1419만원으로 23.3%나 올랐다.

스포티지(2WD TLX 고급형) 역시 엔진을 VGT 엔진으로 바꾸면서 가격이 1724만원에서 2041만원으로 18.4% 인상됐다.

GM대우차나 르노삼성차, 쌍용차도 현대기아차의 가격 인상에 발을 맞췄다. GM대우차의 준중형 라세티(EX 일반형)는 1010만원에서 1143만원으로 13.2% 올랐다. 경차 마티즈는 12% 인상됐다. 라세티의 경우 배기량이 1500cc에서 1600cc로 올라가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르노삼성의 경우 SM3는 1025만원에서 1134만원으로 10.6%, SM5는 1728만원에서 1860만원으로 7.6% 가량 가격을 올렸다. 쌍용차는 대형승용차 뉴체어맨의 판매가격을 4426만원에서 4737만원으로 7% 인상했다.

완성차업체들은 신차나 연식 변경 모델이 나올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완성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주로 연식변경이나 신차 발표시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며 "새로운 디자인과 사양을 적용하거나 신엔진을 탑재할 경우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장 점유율을 70% 이상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대당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가격 인상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가격 인상에 발맞춰 어부지리로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이다. 가격을 내려 견제하는 것보다 가격을 따라 올려서 대당 수익을 높이는 편이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다른 업체들이 이를 따라가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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