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마무리 … 도약만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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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웅열(51.사진) 코오롱그룹 회장은 11일 "지난 몇 년은 결단과 선택으로 위기를 딛고 성장 기반을 일궈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이를 발판으로 올해 그룹 매출 6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룹의 모기업인 ㈜코오롱 창립 50주년을 맞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회사의 중장기 경영 방향을 설명했다. 그가 언론에 공개적으로 나선 건 2004년 이후 3년 만이다. 그동안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그룹 구조조정에 매달려왔다.

코오롱은 2004년 노조의 장기파업 등을 겪으며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돼 큰 손실을 입었다. 2005년 초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을 팔고 비상장법인을 합병하는 등 자구노력을 펼쳐 1년 만에 주력회사와 그룹이 흑자로 돌아섰다. 코오롱의 지난해 매출은 4조8000억원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회사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2004년과 2005년 노조 문제와 자회사 임원의 횡령 사건이 터졌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 지금 와서 보니 당시의 어려움은 노사관계가 변모하는 계기가 됐다."

-㈜코오롱과 코오롱유화 합병은 어떤 의미인가.

"화학을 공통 분모로 하는 두 회사의 기술력을 한데 모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합병 회사를 미 듀폰과 같은 글로벌 종합화학.소재 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 이번 합병은 ㈜코오롱을 지주회사로 하는 방향 속에서 한 일이다."

-다른 회사의 인수.합병(M&A) 계획은.

"40여개사를 M&A 검토 대상으로 잡았다. 인수할 곳은 사고 기술 협력할 곳과는 손잡겠다. 상수도 운영 같은 물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다. 물이나 환경 분야에서 세계 10대 기업에 들어가는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

-그룹의 중장기 발전 전략은.

"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과 신규 사업의 M&A를 병행하겠다. 환경.바이오.차세대 디스플레이 세 축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

-해외 진출 계획은.

"꼭 해야하는데 쉽진 않다. FnC코오롱의 경우 품질은 세계 3위 안에 들 자신이 있는데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는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할 것이다. 해외 공부를 하고 있다."

-구조조정 이후 사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는가.

" 전에는 인정과 의리를 중시했다면 이제 부와 명예를 지향하도록 기업문화를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임직원 각자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지난해 사내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후계자 양성은 선진 기업들은 대개 한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 출신 인사 중에서 최고경영자가 나왔다. 앞으로는 이 프로그램 안에서 임원 이상을 배출할 것이다."

박현영 기자

◆이웅열 회장=할아버지인 이원만(작고) 창업주와 아버지 이동찬(85) 명예회장의 뒤를 이은 3세 경영인이다. 40대인 1996년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일할 때도 놀 때도 매우 열중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 '3박4일'이다. 고려대 경영학과에 다니다 미국 유학해 아메리칸대를 졸업했다. 최태원 SK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재계 2,3세 경영자들과 절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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