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한국 자극해 외교 마찰 생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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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이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부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 프로젝트 연구가 최근 마무리됐으나 한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당초 예정했던 연구총괄 보고서는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 같은 결정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연구 내용을 발표할 경우 한국과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의 한 관계자는 "원래 동북공정은 대외적인 선전을 위한 연구가 아니었다"며 "한국 측을 자극해 외교 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이 문제를 더 이상 확대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하고, 원 총리가 이 같은 입장을 올 1월 필리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중국 관계자는 "성과를 선전하지 않는 것일 뿐 이번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올 상반기 중 프로젝트에 참가한 연구자들이 내부 회의를 열어 비공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2002년 시작한 역사연구 사업으로, 중국 동북지방에 기원전부터 7세기까지 존재한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편입시키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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