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기회의 땅" 한국 진출 40년 씨티그룹 프린스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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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프린스(사진) 씨티그룹 회장이 "한국 시장의 전망을 낙관한다"며 한국씨티은행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프린스 회장은 30일 씨티그룹의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부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실적 발표 시점에 밝히겠지만 간단히 말하면 한국은 좋은 사업 확장 기회를 갖춘 곳"이라며 "한국이 좋은 시장이라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전체 직원 중 5%에 달하는 1만5000명에 대한 감원을 추진 중이다.

그는 "한국은 건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미 많은 부분이 정착 단계에 들어서 있다"며 "그래서 (씨티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할 만큼 특별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인위적 감축은 국내 환경에서 가능하지 않다"며 "본점의 중간 관리직 인력을 영업 부문으로 전진 배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프린스 회장은 "2003년 최고경영자(CEO) 취임 뒤 처음 투자 결정을 내린 것이 한국의 한미은행 인수였고 이는 씨티그룹의 아시아 100년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며 "이것이 씨티그룹을 '미국 내 성장'에서 '해외 성장'으로 전략을 바꾸는 시작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그룹의 단기수익에서 미국 60%, 해외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앞으로 해외 60%, 미국 40%로 바꾸는 게 그룹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1개의 지점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금융회사의 추가 인수합병(M&A)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면서도 "씨티그룹은 자체적인 성장과 M&A를 통한 성장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말해 추가 M&A 여지를 열어 뒀다. 한편 씨티그룹은 다음달 1일부터 회사명을 '씨티그룹'에서 '씨티'로 변경할 계획이다. 새로운 로고에는 씨티그룹의 상징인 '빨간 우산'도 없애고 좀 더 간명한 이미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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