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늘어난 상위 10개 해외펀드 중 플러스 수익률은 2개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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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행복(수익률)은 인기(설정액 증가규모)순이 아니잖아요.'

요즘 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이 말을 실감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5000억 원 가까이 몰린 '스타급' 해외 펀드도 탄생했지만 운용 성적은 인기와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베트남 등 특정 지역의 '쏠림 현상'은 조금 완화됐지만 지난 2월 차이나 쇼크로 전세계 주요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 수익률이 일제히 급락했기 때문이다.

◆ 돈 몰린 해외펀드, 수익률은 글쎄=올 들어 돈이 많이 몰린 해외펀드 상위 10개 중 올 초 이래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펀드는 단 두 개(연초 설정 펀드 4개 제외)에 불과하다. 올해 가장 많이 돈이 몰린 프랭클린운용의 '프랭클린템플턴재팬주식형자(A)'는 이달 15일까지 수탁액이 4905억 원이나 늘어났다. 일본 증시 상승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일주일새 이 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0.82%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지금까지는 간신히 플러스(0.07%)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뒤이어 수탁액 증가 2~4위(액수 기준)를 차지한 '봉쥬르유럽배당주식1(3387억 원)', '봉쥬르차이나주식2종류A(2979억 원)','봉쥬르차이나주식1(2140억원)'등 신한BNP파리바의 '봉쥬르 3형제'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이들 세 개 펀드는 올해 들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해외 펀드는 푸르덴셜운용의 '푸르덴셜일본주식&리츠재간접 1-A'. 올 들어 1720억 원의 돈이 몰린 이 펀드의 연초 이래 수익률은 4.23%다.

◆ 시장 이기는 펀드 없다=인기여부와 관계없이 해외 펀드들이 일제히 고전을 면치못한 것은 전세계 증시가 차이나 쇼크 등 잇단 악재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중국발 증시 급락 쇼크가 덮친 지난달 27일~이달 15일까지 일본니케이225 지수는 7.44%나 급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차이나 쇼크'이래 마이너스 7.5% 수익률을, 연초부터 따져도 5%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유럽 증시 역시 지역을 막론하고 연초 이래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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