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업계/「피라미드판매」 규제 거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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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변호사까지 선임 입법저지 총력/통상마찰로 비화조짐
정부가 점조직을 이용해 물건을 파는 피라미드식 다단계 판매에 대한 규제입법(방문판매법)을 추진하자 미국 관련업계가 강하게 반발,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미 암웨이사의 한국 현지법인인 한국암웨이는 국내외 전문변호사까지 동원해 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어 자칫 한미통상마찰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22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미국방문판매협회 마리오 브로시 부회장과 한국암웨이 랍데이비슨사장은 최근 잇따라 상공부·외무부 등을 방문,피라미드식 판매에 대한 한국정부의 규제입법을 중지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들은 암웨이사의 국제법무수석 변호사 게리 수미히로씨와 국내 유명변호사를 동원,일본에서 규제하지 않는 피라미드식 판매를 한국이 규제하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연고를 이용해 점조직으로 물건을 파는 피라미드식 판매가 사행심을 조장하고 기존 상거래·유통질서를 흐트러뜨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2단계까지만 판매를 허용하고 3단계이상의 다단계판매를 규제하는 내용의 방문판매법을 제정키로 하고 현재 경제장관회의를 거쳐 법제처에서 법안을 심의중이다.
암웨이사는 지난 59년 반안델과 데보스씨 등 2명이 설립한 회사로 전세계 20여개국에 57개의 자회사 및 계열회사를 두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지난 88년 진출,올해 5월부터 본격적인 판매활동에 들어가 이미 4만4천명의 판매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암웨이는 지연·학연·혈연 등에 약한 한국이 호황금시장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암웨이의 로비활동에도 불구하고 피라미드식 판매를 규제하고 있는 싱가포르·독일 등의 사례를 참고해 빠른시일내에 방문판매법을 제정,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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