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힘 … 중국발 쇼크 세계증시 동반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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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악재가 하루 종일 지구를 한 바퀴 돌아가며 유럽.미국.아시아 증시를 강타했다. 세계가 중국의 가공할 만한 위력에 놀랐다. 중국 경제가 더 이상 글로벌 시장에서 변방이 아닌 핵심 변수로 등장했음을 알려주는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유럽.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하루 뉴욕 증시에서만 시가총액 6000억 달러(약 570조원)가 허공에 날아갔다. 토니 프라토 미 백악관 부대변인은 "경제보좌관들이 금융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로 주가 하락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상하이 지수가 9% 가까이 폭락하면서 세계 금융의 심장인 뉴욕 증시까지 휘청거린 것이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546포인트나 빠졌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다우지수는 416.02포인트(3.29%) 떨어진 12,216.24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도 급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영국과 프랑스.독일 등 유럽증시도 3% 안팎씩 떨어졌다.

중국발 충격은 하루 뒤 아시아 증시를 덮쳤다. 28일 한국 코스피지수는 37.26포인트(2.56%)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18,000선이 무너졌다. 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주요 시장들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증시 급락의 진원지인 중국 상하이 지수는 하루 만인 28일에는 반등세(3.94%)로 돌아섰다. 이번 차이나 쇼크는 이미 세계 3대 경제강국이 된 중국의 위상과 세계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 극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중국 증시 폭락에다 아프간 폭탄 테러, 미국의 경기 후퇴를 예언한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세계 주요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뉴욕.베이징=남정호.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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