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중 석면 1년새 7배|서울 폐암주범‥‥아직 환경기준조차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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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폐암등 난치법을 유발하는 위험성때문에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일컫는 석면의 서울 공기속 농도가 1년새 7배이상이나 높아진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있다.
석면은 시멘트·타일·슬레이트등 건축자재와 장갑·자동차브레이크라이닝등 일상용품에 쓰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물질 때문에 연1만명안팎이 폐암등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판명돼 73년 건축물에 쓰지못하게 금지됐으며 이미 지어진 건축물의 석면자재까지 뜯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노동부가 작업장내 허용농도(㏄당 0·2∼2개)만 정했을 뿐 여전히 형식적 관리차원에 머물고 있으며 환경기준도 설정되지 않은채 방치상태에서 공기중 석면 농도가 1년새 급격히 높아진것은 심각한 위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일 환경처가 낸 「대기중 유해물질·중금속 오염도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4∼6월 공기속 석면농도는 지난해같은 기간보다 7·3배(㏄당 0·00008→0·00058)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환경보호청(EPA)이 세운 실내기준치(㏄당 0·01개)보다는 크게 낮으나 이번 조사가 일반인들이 모두 숨쉬는 공기속 농도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남원교수는 『미국처럼 석면사용 자체에 대한 규제조치와 함께 석면이 쓰인 기존건물을 모두 조사, 건물을 헐때 석면이 공기중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아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환경처조사에서는 또 납·카드뮴·크롬등 6개중금속 농도를 서울·부산·광주등 대도시와 울산등 공단 32곳에서 측정한결과 지역에 따라 큰 차를 나타냈다.
조사대상 8가지 물질중 환경기준(입방m당 1·5마이크로g)이 유일하게 설정된 납의 경우 모두 기준치에 못미쳤으나 최고0·7084(부산시감전동)∼최저 0·0419(여천시삼일동)로 나타났다.
또 기준치가 없는 카드뮴은 최고0·012(울산시여천동)∼최저0·0003(포항시죽도동등 3곳)이며 전혀 검출되지 않은 지점도 9곳이었다. 크롬은 13곳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나 최고0·05(부산시감전동)∼최저0·0013(인천시숭의동)으로 공업지역이 주거지역보다 1백배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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