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소' 김재원, 13억 중국 '접수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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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미소'는 아직 유효 기간이 다하지 않았다. 내년 봄이면 13억 중국인들을 사로잡기 위한 살인 미소의 중국 상륙작전이 펼쳐진다.

김재원(22)이 한.중 합작 드라마 <북경 내사랑> 촬영을 위해 오는 29일 북경으로 떠난다. 총 20부작의 대부분 장면을 중국 현지에서 찍기 때문에 앞으로 약 4개월간 줄곧 북경에 머물 예정이다.

KBS와 중국CCTV가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 드라마는 내년 5월 양국에서 동시에 전파를 탄다. 한.중 합작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것이 처음인데다 한국 배우 주연 드라마가 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방송되는 것도 최초여서 '예고된 한류 스타' 김재원에 쏟아지는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내 이름은 '진자이위엔'

김재원은 최근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극중 유창한 중국어까지는 필요 없지만 북경에서 수 개월 머물면서 점점 중국을 알아가는 배역이어서 중국인과 간단한 말 정도는 주고받을 정도가 돼야 한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서울 시내 유명 외국어학원 강사를 초빙해 맨투맨 교육에 들어갔다. "아직은 내 이름을 '진자이위엔'이라고 겨우 소개하는 수준"이라지만 한 번 일에 매달리면 대단한 집념을 보여온 그이기에 날로 늘어갈 중국어 실력이 기대된다. <북경 내사랑>을 통해 특유의 살인 미소를 맘껏 발산하고 나면 내년 중국에서 '진자이위엔' 바람이 한바탕 거세게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나홀로 크리스마스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맞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행을 앞둔 김재원이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예감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물론 연말연시와 설 명절, 그리고 자신의 스물세 번째 생일(2월 18일)까지 뜻 깊은 날들을 모두 낯선 곳 중국에서 보내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벌써 마음을 비웠다.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친구들 만나 술 마시며 보낸 기억밖에 없다. 북경에서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게 연기에 몰두할 좋은 기회다."

■눈물의 이별

막상 중국으로 떠나려니 생이별이 앞을 가로막는다. 지금 그가 유일하게 애정을 쏟고 있는 '릴리'와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릴리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의 애견(사모에드) 이름이다. "중국에 데려가도 돌봐줄 방법이 없다. 처음엔 애견 훈련소에 맡기려 했다. 하지만 훈련소에 있다 하더라도 최소 2주에 한 번은 찾아가야 주인을 잊지 않는다고 한다. 4개월이나 떨어져 있게 됐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자기 이상으로 릴리를 아껴줄 '대리 아빠'를 찾고 있지만 막상 헤어질 생각에 가슴이 짠하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글쎄

김재원은 일찌감치 자신이 맡은 주인공 나민국에 대한 캐릭터 분석을 끝냈다. 20회분 대본이 모두 나와 있는 상태여서 이전 드라마 때와는 달리 어디서 힘을 주고, 또 힘을 빼고 연기를 할지 마음속에 다 그려져 있다. 배경이 중국이다 보니 당연히 중국 여인 양설(쑨페이페이 분)과 러브 라인이 줄거리의 주축을 이루게 된다. 청춘 남녀가 장시간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다 보면 국경을 넘는 스캔들도 기대할 법하건만 그는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처음엔 호감을 느낀다 해도 결국 문화 충돌을 겪을 수밖에 없다. 언젠가 만나게 될 내 사랑은 이 땅에 살고 있을 것이다."

일간스포츠 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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