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자녀의 공부 습관, 부모가 모범 보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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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모 입장에선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가르칠지가 최대 관심사다. 때문에 부모들은 바람직한 자녀교육 정보에 늘 목말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교육전문가를 찾아 자녀교육에 대한 도움말을 차례로 들어본다.

편집자

"부모가 아이와 함께 규칙적으로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일찍부터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이루려는 내적 동기를 길러주는 것이 자녀교육의 핵심입니다."

30년 가까이 '교육방법'을 연구해 온 교육학자 박옥춘(사진) 박사는 "자녀 스스로 성취하도록 동기 부여만 제대로 하면 최고의 부모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교육부 산하 교육과학원에서 각종 교육연구와 평가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그는 이런 방법으로 두 자녀를 훌륭히 길러낸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은 프린스턴대와 예일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했고, 딸은 프린스턴대와 프랑스 그랑제콜 정치대학원을 졸업했다.

교육학자로서, 또 두 자녀를 키운 아버지로서 바람직한 자녀 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이달 중순 그의 방한에 맞춰 인터뷰를 추진했지만 일정이 늦춰짐에 따라 전화와 e-메일을 통해 답변을 들었다. 그는 최근'미래형 자녀교육법'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아이의 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아이의 인성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부모다. '부모가 100명의 교사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아이들의 지적 능력과 인성 발달을 바람직한 방법으로 돕는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아이는 부모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통해서 배우므로 부모 스스로 아이에게 모범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바람직한 자녀교육을 위해 공부도 하고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도 해야 한다."

-아이의 사고력을 길러주는 데도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사고력은 타고난 지능이 아니라 생각하는 습관에 가깝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에게 그런 생각의 습관을 길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이와의 대화를 가능하면 '왜' '무엇 때문에' 라는 질문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좋다. 또 아이들의 나이나 지적 능력에 알맞게 주위에 있는 물건이나 현상들을 함께 관찰하면서 아이가 분석해 볼 수 있는 질문이나 게임을 즐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게 하려면.

"호기심과 흥미는 배움의 열쇠다. 그래서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계속 호기심과 흥미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흥미를 갖고 규칙적으로 공부하다 보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길러진다. 자라면서 '노' '안 돼'같은 부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받으면 그 호기심과 흥미를 잃어 간다.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아이의 독서습관을 제대로 길러주려면.

"아이의 독서습관은 일찍부터 길러 주는 게 좋다.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부모의 무릎 위에서 함께 책장을 넘기며 책 읽는 소리를 듣는 경험은 책과 일찍부터 친해지게 해 준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 알맞은 책을 규칙적으로 읽어 주고,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게 돼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계속 갖도록 한다. 또 아이가 읽은 책을 부모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서로 얘기하고 토의해 본다."

-자녀와의 바람직한 대화 방법은.

"'칭찬은 느리고 비난은 빠르다'는 말이 있다. 또 '칭찬은 박하고 비난은 후하다'는 말도 있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칭찬과 비난은 이 반대가 돼야 한다. 부모의 칭찬은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 주고 비난은 자신감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비난이나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때도 '시험점수가 좋지 않아 기분이 안 좋겠구나'와 같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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