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살아있으면 어쩌려고” 그 이웃은 2개월 모른척했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1.02

“눈만 마주쳐도 오금을 저리게 만들더라고. 내가 무서워서 무슨 말을 걸겠어. 꼭 누구 하나 죽일 것만 같이 생겼어요. 눈빛만으로도 죽이겠더라니까.”

고독하게 죽은 그는 흉포한 이웃이었다.
이웃들에게선 애도보다 안도의 낌새가 보였다.
고인은 수십 년 전에 이혼하고 쭉 혼자 살았다고 한다.

현장은 자녀들이 의뢰했다.
고인은 알코올 중독자였다.

“술을 끊게 하려고 안 해본 것이 없어요. 소용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겐 그냥 폭력적인 아버지였을 뿐이에요.”
점차 아버지를 포기하게 되었다.

자식들이 성인이 되고 아버지도 늙어갔지만, 그래도 대화다운 대화는 한마디도 나눌 수 없었다고 한다.
끓어넘치 듯 수시로 솟아오르는 화를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해 대화는 끊기기 일쑤였다.
가족이건 이웃이건 가리지 않았다. 그저 아무에게나 화를 냈다고 한다.
맨정신일 때도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늘 술에 취해 있었으니 대화가 될 리 만무했다.

고인은 그렇게 쭉 고립 상태로 살았다.
자의에 의한 고립.
누구도 곁에 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스스로를 단절했다.

유품은 조촐했다.
원룸의 옵션 가구와 가전제품을 제외하면 고인의 짐은 여행 가방 큰 것 하나, 침대 매트리스 하나가 고작이었다.
사람 물건보다 파리 번데기가 더 많이 보이는 현장이었다.

정리하는 와중에 서류 뭉치들이 나왔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음주운전 벌금 통지서였다.
총 네 차례.

음주운전 ‘삼진아웃제’라고 해서 음주운전 단속에 세 번 걸리면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최근엔 두 번으로 벌칙이 더 강화됐다.
과거에 세 차례나 음주운전에 걸린 고인은 이후 특사로 구제를 받았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음주운전을 한 것이다.
그래서 적발된 것만 총 네 번의 음주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