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치매도 암도 고친다? 미생물 개척 나선 기업 3곳

  • 카드 발행 일시2023.09.27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

금리 인상기 성장주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합니다. 성장주의 대표 격인 바이오도 예외는 아니죠. 특히 소형 바이오테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큽니다. 물가 상승 등 연구개발(R&D)비 증가는 자금 소진을 앞당기는데 조달은 쉽지 않으니 현금 흐름이 나빠질 수밖에 없죠. 치솟던 기준금리도 이제 곧 정점을 찍을 텐데요. 금리가 방향을 튼다면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투자자의 무관심과 높은 금리에도 바이오의 펀더멘털인 첨단 치료 물질의 임상 진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기술 수출에 성공하거나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지나친 기대가 거품을 만든 것처럼 펀더멘털을 외면한 무관심은 반대로 좋은 투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바이오의 시간이 오기 전, 함께 공부하자는 뜻에서 준비한 콘텐트입니다. 바이오 공부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핵심 키워드와 글로벌 트렌드를 짚어보고, 국내 기업의 R&D 현황까지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와 함께하는데요. 대형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에서 펀드를 운용했던 이 대표는 최근 바이오 전도사로 변신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⑧ 마이크로바이옴 

호주에 서식하는 코알라는 평생 유칼립투스 나뭇잎만 먹고 산다. 아기 코알라에겐 이유식으로 자신의 대변을 먹인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에는 독성이 있는데 아기 코알라의 장내에는 이를 해독할 수 있는 미생물이 없기 때문이다. 엄마 코알라의 대변에는 독소가 제거되고, 잘게 부서진 유칼립투스 나뭇잎과 다량의 장내 미생물이 포함돼 있다. 성장하는 코알라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이다. 엄마의 대변으로부터 해독 작용을 하는 미생물을 갖게 된 아기 코알라는 비로소 유일한 먹거리인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스스로 먹을 수 있게 된다.

호주 코알라. 사진 호주 관광청

호주 코알라. 사진 호주 관광청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 군집(Microbiota)과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다. 동∙식물, 토양, 바다, 대기 등 모든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과 관련 유전 정보를 뜻하는데 주로 인체 내에 공존하는 각종 미생물의 집단을 가리킨다.

미생물은 우리 몸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면서 건강에 영향을 주는데 보통은 서로에게 이롭다. 적당량을 섭취하면 인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유산균)가 대표적이다.

특히 인체의 장은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밀집한 서식지로 인간이 활발한 신진대사와 면역체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장내에는 인체 면역세포의 약 70%가 모여 있는데 여기 서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무게만도 대략 1.5~2㎏이다. 뇌보다 무겁다. 미생물과 면역세포가 함께 모여 있으니 둘 사이에 긴밀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거란 점은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인체는 210여 개의 장기와 2만3000개 유전자, 그리고 수십조 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인체 속에 분포한 마이크로바이옴은 1000여 종이 넘고, 200만 개 이상의 유전자와 30조 개 이상의 유전자가 모여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종의 다양성과 유전자 수 측면에선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 인체를 압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생물이 인체의 면역 시스템에 어떤 방식으로 기능하고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정보량이 워낙 방대해 파악하기 쉽지 않다. 조금씩 연관성을 밝혀내고 있지만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미생물의 영향도 중요하지만, 거꾸로 유전자 변이 등의 요인이 미생물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것이 장내 미생물 군집의 환경 변화를 불러오고,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바꿔 말해 변화된 장내 미생물 집단을 정상화하면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분야는 헬스케어∙화장품∙식품 등 다양하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아무래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뚜렷한 방향성에도 연구개발(R&D)은 더딜 수밖에 없었는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이 개발돼 보급된 2010년 전후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미생물 유전체 서열이 밝혀져 다양한 미생물의 종과 아류가 분류됐고, 이들이 인체 면역체계와 어떻게 교류하는지에 대한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