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알로 암 치료 나선다…합성의약품, 뜨는 기업 3곳

  • 카드 발행 일시2023.09.20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

 금리 인상기 성장주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합니다. 성장주의 대표 격인 바이오도 예외는 아니죠. 특히 소형 바이오테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큽니다. 물가 상승 등 연구개발(R&D)비 증가는 자금 소진을 앞당기는데 조달은 쉽지 않으니 현금 흐름이 나빠질 수밖에 없죠. 치솟던 기준금리도 이제 곧 정점을 찍을 텐데요. 금리가 방향을 튼다면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투자자의 무관심과 높은 금리에도 바이오의 펀더멘털인 첨단 치료 물질의 임상 진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기술 수출에 성공하거나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지나친 기대가 거품을 만든 것처럼 펀더멘털을 외면한 무관심은 반대로 좋은 투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바이오의 시간이 오기 전, 함께 공부하자는 뜻에서 준비한 콘텐트입니다. 바이오 공부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핵심 키워드와 글로벌 트렌드를 짚어보고, 국내 기업의 R&D 현황까지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와 함께하는데요. 대형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에서 펀드를 운용했던 이 대표는 최근 바이오 전도사로 변신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⑦ 저분자화합물 

요즘 바이오 업계는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단부터 인공지능(AI)이 나선다. 항체치료제의 발전은 개인 맞춤형 치료 시대를 앞당겼다.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기술로 질병의 근원을 차단하는 꿈에도 성큼 다가섰다. 수술실에선 반도체 공장에 버금가는 정밀한 장비가 오차를 줄인다.

첨단 의료 시대라고 해서 먹는 약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주사나 수술 대신 약 한 알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효율이다. 합성의약품의 도전이 계속되는 이유다.

합성의약품 이미지. 픽사베이

합성의약품 이미지. 픽사베이

옛날에도 사람들은 열이 나고, 아팠을 것이다. 당장의 통증을 줄이는 게 필요했는데 고대 중동 지역의 수메르인이나 아메리칸 인디언 등은 버드나무 껍질에 진통과 해열 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다는 걸 알았다. ‘의학의 아버지’라는 히포크라테스도 기원전에 관련 내용을 썼다. 하지만 그 핵심 성분이 살리신(salicin)이란 걸 정확히 밝혀낸 건 2000년이 더 지난 1800년대였다.

살리신은 약효가 뛰어났지만 맛이 없고, 구토를 유발하는 게 단점이었는데 1897년 독일의 화학자 호프만은 식초(아세트산)와 살리신을 합성해 그 문제를 해결했다. 이게 바로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이다. 시간이 흐르고, 일부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타이레놀에 ‘최고의 진통제’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최근 뇌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새로운 효능이 확인되며 아스피린은 또 한 번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했다. 아스피린이 인류 최대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약을 분류하는 방법은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양하다. 가장 간단한 건 제조 과정을 기준으로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규제 기관의 허가를 받은 의약품, 즉 신약이라고 부르는 건 대부분 합성의약품이다. 19세기 말부터 의약품 시장을 이끌어온 건 합성의약품이었고, 합성의약품이 한계를 보이는 영역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최근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둘은 질병에 대한 접근 방식과 기술이 전혀 다르다. 자연히 개발 과정과 약을 허가하는 심사 제도에도 차이가 있다. 예컨대 합성 신약의 경우 임상 3상을 마친 뒤 규제 기관의 최종 판단을 받는데 이를 ‘신약 허가 신청(NDA·New Drug Approval)’이라고 한다. 바이오 의약품은 이와 별개로 ‘바이오의약품 신약 승인 신청(BLA·Biologics License Application)’을 통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