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는 아줌마부터 잘랐다…현대차 노조, 그날의 선택

  • 카드 발행 일시2023.09.04

노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2021년 7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한국인 최초로 헌액됐을 때 얘기다. 1939년 설립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자동차 산업사(史)에 뚜렷한 성과와 업적을 남긴 인물을 평가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한다. 정 명예회장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자동차 거인’으로 공인받았다는 의미다.

“어려움은 기술 아니라 노조…그만큼 상징적”  

이 무렵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현대차그룹의 핵심 중역이 “그동안 경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짧은 대답이 “노조”였다고 한다. 원만한 노사 관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는 토로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의 한 임원은 “자동차 본고장에서도 인정받은 정 명예회장이 가장 높은 장벽으로 글로벌 품질 경영이나 수소 전기차 같은 신수종 사업이 아니라 ‘노조’를 꼽은 장면은 상징적”이라고 전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2004년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찰을 하면서 직접 시승해 보고 있다. 중앙포토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2004년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찰을 하면서 직접 시승해 보고 있다. 중앙포토

사실 현대차 노조(정확한 명칭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를 둘러싼 악명과 오해는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꼬리표가 ‘철밥통 귀족 노조’다. 회사 성과와는 상관없이 때가 되면 꼬박꼬박 임금이 오르고 상여금도 두둑히 챙길 수 있는 ‘신의 직장’이라는 것이다. 신차가 출시되거나 출고가 지연될 때마다 “노조(임금 인상) 때문에 자동차 값이 올랐다”거나 “노조 때문에 생산이 밀렸다”고 ‘노조 탓’을 하는 날 선 댓글들이 줄줄이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