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건달 아녀, 기업인이여” 하얏트 거머쥔 배상윤의 몰락

  • 카드 발행 일시2023.08.22

잔디밭 한쪽에서 장작불이 타올랐다. 주위에 앉은 10여 명의 남성은 말없이 불을 바라봤다. 5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침묵을 깼다.

난 이제 건달 아니여. 진짜로 사업가고 기업인이여.

 KH그룹 배상윤 회장. 박경민 기자

KH그룹 배상윤 회장. 박경민 기자

배상윤(56) KH그룹 회장이다. 2022년 여름을 앞둔 어느 날이었다. 전남 영광 출신인 그는 고향 친구들을 경기도 포천에 있는 KH그룹 연수원으로 초대해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배 회장의 KH그룹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한 것을 자축하는 모임이었다. 친구들은 영광굴비·모시송편 같은 고향 특산물을 배 회장에게 줄 ‘선물’로 싸 들고 왔다. 배 회장은 친구들과 ‘불멍’을 즐기는 자체로 행복한 표정이었다.

지난 3일 영광군 법성면의 식당 등지에서 만난 배 회장의 친구들은 취재진에게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2023 조폭의 세계’ 취재팀이 그의 고향 영광을 찾은 이유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등 조폭 전담 부서의 주요 수사 대상인 배 회장의 행적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