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 레이 세포전 출전 거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격투기 스타 최홍만(26)이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으면 뛰지 않겠다”며 다음달 2일 K-1 2006 월드 그랑프리 출전을 거부했다.

최홍만은 다음달 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뉴질랜드 출신 강타자 레이 세포(35)와의 리저브 매치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최홍만은 K-1 주최사 FEG와의 내년 재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아 “링에 오르기 힘들다”는 뜻을 밝혔다.

K-1도 최홍만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를 대회 출전자 명단에서 뺀 것으로 알려졌다. 곧 최홍만을 대신해 세포와 싸울 선수가 발표될 예정이며 멜빈 맨호프(30·네덜란드)가 유력하다.

최홍만이 대회를 불과 열흘 앞둔 시점에서 출전을 포기한 이유는 이번 경기에서 명분과 실리 모두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달 말로 K-1과의 2년 계약이 끝나는 최홍만은 늦어도 10월 중에 재계약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홍만의 에이전트 박유현씨는 “최홍만은 계약금과 파이트머니를 합쳐 1년 총액 40억~50억원 정도를 받을 자격이 있다. K-1도 상당한 조건을 내세웠지만 아직 금액 차가 있어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K-1은 총액 3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계약만료 시점에서 최홍만은 번외 경기격인 리저브매치에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충분한 대우를 약속받은 뒤에야 링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격투기 세계에서 최홍만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있다. 민속씨름 천하장사 경력과 218㎝·160㎏의 신체조건 만으로도 지난 2년간 계약금 10억원에 파이트머니 수억 원을 별도로 받았다.
최홍만은 무시무시한 파워를 앞세워 밥 샙·프레데터·세미 슐트 등 K-1 강자들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기량과 상품성에서 K-1 최고 우량주로 떠올랐다. K-1은 최홍만을 통해 한국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한국 케이블 채널로부터 중계권료까지 받는 등 유무형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거인의 몸값 폭등은 예정된 수순이다.

K-1으로선 프라이드와의 인기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최고 히트작 최홍만의 대회 출전이 필요한 상태다. 따라서 최홍만은 4~5배 인상된 금액으로 재계약을 체결한 뒤 다음달 31일 K-1 다이너마이트 대회 메인매치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홍만은 지난 9월 제롬 르 배너에게 연장접전 끝에 판정으로 졌지만 한층 발전된 스태미너와 테크닉을 선보여 K-1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배너는 경기 뒤 “최홍만이 2년 안에 K-1 정상에 설 것”이라는 찬사까지 보냈다.

JES 김식 기자 [seek@jesnews.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