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찬반 국민투표 요구/옐친 “러시아공서 평가 물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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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UPI·로이터=연합】 보리스 옐친 소련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은 19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국가위기 해소방안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자신은 독자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고르바초프의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수행 성과에 대해 러시아공화국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옐친은 이날 우크라이나공화국 의회에서 행한 발언을 통해 이 국민투표가 또한 중앙정부를 신임하고 있는지의 여부도 물어야 한다면서 러시아공화국은 이 두가지 문제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같은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소련 인구 2억9천만명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공화국 주민들에게 고르바초프의 대통령직 수행실적에 대해 찬반여부를 물음으로써 옐친이 고르바초프에게 보다 직접적인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한편 모스크바 방송 간행물인 인테르팍스 통신은 옐친이 지난 17일 고르바초프가 정부·기구 개편에 관한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15개 공화국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은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어 『고르바초프의 제의는 중앙정부의 강화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그가 각 주권 공화국과 협의없이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것은 이미 불가능하다. 적어도 러시아공화국은 그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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