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담보대출 금리 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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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이 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실태조사를 시작한 데다, 정부가 조만간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은 9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해줄 때 영업점장 전결로 0.2%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해줄 수 있는 우대금리 제도를 폐지키로 했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근저당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할 때와 대출기간이 10년을 넘을 경우 각각 0.1%포인트까지 물리던 가산금리를 면제해 왔으나 이를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결국 대출금리가 0.2%포인트 인상되는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공적자금 투입 은행으로서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 노력에 동참하고 자산보다는 수익성 확대에 중점을 두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다음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하는 본부 우대금리 폭을 기존 0.5%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낮출 예정이다. 이로써 대출금리가 0.3%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다.

국민은행도 현재 최대 0.7%포인트까지 운용 중인 지점장 전결 우대금리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이 8일 대출금리와 관련해 시중은행 창구지도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면서 진정 조짐을 보이던 채권금리가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에 비해 0.04%포인트 오른 연 4.84%로 장을 마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포인트 급등한 연 4.78%,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4%포인트 오른 연 4.97%로 마감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AA-) 금리도 연 5.09%로 0.05%포인트 뛰었다. 시장에선 전날 '통화정책 관련 청와대의 입장 전달설'에 이어 이틀째 루머에 흔들리며 민감해진 투자심리를 드러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다소 강한 뉘앙스의 코멘트가 나온다면 채권금리가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중은행들도 기본금리 자체를 본격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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