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계급·성 … 미국의 '속 무늬'를 살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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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미국사.미국정치 등 미국 관련 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아메리카학회(회장 서지문.사진)가 '미국 사회의 경계 가로지르기'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를 27~28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개최한다.

경계란 서로 다른 것들이 구분되고 만나는 지점이다. 한국아메리카학회가 주목하는 미국 사회의 경계는 인종.계급.성(性).지역.법.종교 등이다. 미국 사회의 경계를 학술대회 주제로 정한 서지문(고려대 영문과 교수) 회장은 "경계를 통해 미국을 보면 미국은 하나의 미국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며 "친미나 반미 등 극단적 정치 이념으로 미국을 섣불리 재단하기보다는 미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또 "미국 사회의 많은 경계 중에서도 최근의 연구 추세는 인종과 계급의 경계를 통한 접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온갖 이질적 경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은 사회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런 문제들이 은폐되지 않고 활발히 표출되는 사회이기도 한 점을 함께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학술대회가 다양한 미국의 실상을 우리 사회에 더 많이 알려서 미국을 제대로 바라보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쉬운 것은 미국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보니 학술대회가 영어로만 진행된다는 점이다. 서지문 회장은 "영어로만 진행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학술대회의 성과를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선 국내외 학자 22명의 논문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라몬 살디바(미국 스탠퍼드대 영문학) 교수와 리처드 피터슨(미국 밴더빌트대 사회학) 교수가 기조 강연을 맡았다. 멕시코 출신의 살디바 교수는 멕시코 이민자 사회의 문화를 통해 다인종 사회로서의 미국을 재조명하고, 피터슨 교수는 대중음악을 통해 미국 문화의 한 단면을 제시할 계획이다. 02-710-9962.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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