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北 입장변화 있으면 직접대화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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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26일(현지시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피지의 나디에서 열리고 있는 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힐 차관보는 이날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전제된다면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직접대화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미 정부가 북한의 입장 변화를 희망하고 있지만 북한은 북미간 직접 대화와 관련해 어느 누구에게도 대화가 이로울 것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이날 발언은 하루 전인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강경 대북제재가 역효과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연례 방송연설을 통해 강경 제재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접근이 최상의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은 북한측에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북한의 입장 변화를 강조함으로써 제재냐 대화냐의 선택의 문제가 모두 북한에게 달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힐 차관보 역시 북한과의 직접 대화 수용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북한의 위협적이고 공세적인 언행을 지적하며 북한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이와 관련, 그는 핵보유 선언 등 북한의 발언이 종종 위협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관련국들은 이에 선의로 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나디(피지)=로이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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