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문제부터 풀면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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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2006년 수능시험 기출 분석표를 봤을 것이다. 그 표를 분석해 본 학생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을 것이다. 2004년까지의 분석자료를 보면 한 문제도 나오지 않은 수학 단원도 있고, 가장 많이 나온 단원이라 해도 3문제에 그쳤다. 그러나 2005년부터는 출제되지 않은 단원은 하나도 없다. 많이 출제된 단원은 6~7문제까지 출제됐다. 단원 별 출제 수를 모두 합치면 50문제에 가깝다. 문제수는 그대로 30문제인데 어떻게 된 걸까. 한 문제에 여러 단원의 내용을 포괄적으로 묻는 문제가 많아진 것이다. 기출 문제를 보면 1~5번 정도만 한 단원의 내용을 묻는 기본적인 내용이다. 그 외의 문제는 적게는 2개, 많게는 3~4개 영역을 아우르는 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공부를 요구하는 것이다. 교과 과정별로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할 내용과 방법을 살펴보자.

10(가),(나)는 수능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는 10(가),(나)에서 단독 출제되지 않는다는 얘기일 뿐 전혀 출제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단, 과거 단독 출제 때보다 학습의 양과 깊이가 크게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10(가),(나)의 내용은 수 I, II를 학습할 때 반복해 나오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많은 학습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10(가),(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 I, II를 공부하는 것은 기초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10(가),(나)를 따로 공부해야 하느냐, 않느냐는 수I, II를 마친 수험생에 해당된다. 처음 배우는 학생들은 수능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조금 소홀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다만 10(가),(나)를 학습할때는 응용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는 기본 내용과 문제를 숙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10(가)를 보자. 10(가)는 크게 집합과 명제, 수 체계, 방정식과 부등식, 통계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집합은 항상 함수의 정의역과 치역을 나타낼 때 사용되지만 크게 문제되는 내용은 없다. 명제 부분에서는 명제와 대우가 동치임을 이용해 풀이하는 내용과 필요·충분조건의 용어를 혼동하지 않고 이해해야 한다. 방정식은 2차 이상 고차방정식의 근이나 로그, 삼각함수 등 수능범위의 함수를 이용해 방정식이 나올 때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부등식은 부등식의 영역과 결합해 적분을 이용한 넓이를 구하는 방식으로 출제가 가능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음 10(나)를 살펴보자. 10(가)가 방정식으로 대표된다면 10(나)는 함수가 대표적이다. 10(나)는 도형의 방정식과 도형의 이동, 1차 이상 고차 함수와 최대 최소, 삼각함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도형의 방정식과 이동은 원 자체로 출제되기도 하고, 이 후 각종 함수나 타원·쌍곡선 등과 연관돼 출제된다. 또 함수의 최대·최소는 새로운 함수가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로, 그 기초는 10(나)에서 학습해야 하며 삼각함수는 10(나)에서 가장 기초를 확실히 해야하는 단원이다. 삼각함수를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양의 공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 공식들을 확실히 해 두지 않으면 이후 삼각함수의 미분·적분을 해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삼각함수는 공식뿐만 아니라 그 성질, 특히 부호와 코사인·사인·탄젠트 함수의 관계를 완벽히 해둬야 한다. 이는 이후 미분·적분을 학습할 때 부담을 크게 들어준다.

10(가),(나)의 단원별로 중점적으로 학습해야 할 내용을 살펴봤다. 10(가),(나)가 비록 수능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고 해도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처음 10(가),(나)를 학습하는 학생은 수 I,II의 기초가 된다는 생각으로 미리 수 I, II를 공부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공부해야 한다.

02-538-8841 김문원 수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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