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핸드볼 북경 「금」 위협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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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북경 아시안게임의 가장 확실한 금메달 종목의 하나로 지목됐던 남자 핸드볼이 아시아 3, 4위권인 일본에마저 완패,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굿윌 게임 (미국 시애틀)에 출전한 한국은 28일 새벽 벌어진 일본과의 경기에서 26-19로 대패, 5전 전패로 참가 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
일본전의 패배는 지난 83년 이후 처음으로 현 대표팀의 실력으로는 불과 2개 월남은 북경 대회에서 일본보다 한발 앞선 쿠웨이트·중국을 꺾고 우승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압도적이다.
남자 팀은 지난 3월의 세계 선수권 대회 (체코)에서도 6연패로 본선 12개 팀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88서울 올림픽 준우승국의 명예가 실추 된지 오래고 이제는 아시아 정상에서마저 밀려나고 있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
이같이 한국 핸드볼이 빈사 상태에 이르게된 것은 협회의 무성의와 핸드볼인들간의 뿌리깊은 반목, 그리고 대표팀 감독의 자질이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협회는 슈퍼스타 강재원의 복귀 문제로 지난 세계 선수권 대회부터 대표팀 내부에서조차 불화가 심각했음에도 이를 보고조차 받지 못하는 무능을 드러냈으며 이번 굿윌 게임엔 선수들의 조직적 반발을 우려, 강을 동행치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실업팀 부재로 인한 선수들의 사기 저하-정신력 와해-조직력 궤멸의 위기에도 뚜렷한 처방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
그러나 오늘의 경기력 저하는 김갑경 감독의 지도력 부족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
김 감독은 지난 세계 선수권 이래로 똑같은 유형의 패배 (수비가 허술하고 후반에 일방적으로 밀림)를 되풀이하는 등 이미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으며 선수들 장악에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일부 선수는 외출이나 귀촌시 감독에 보고조차 않아 선수촌의 다른 감독들에게까지 구설수에 오르는가 하면 지나치게 코치 영역을 침범, 임영철 코치와의 불화설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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