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재가 시의원에 출마한다고?

중앙일보

입력

개그맨 이혁재(30)가 '시의원 출마?'라는 보도 자료 때문에 난처해 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24일 각 언론사에 이메일로 발송된 '개그맨 이혁재 시의원 출마?'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였다. 보도 자료는 '개그맨 이혁재가 인천 시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는 설이 있어 화제인데, 이는 이혁재 씨가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해 왔기 때문'이라며 '알고 보니 동명이인의 다른 후보'라는 내용이 골자로 돼 있다.

실제로 인천 연수구 시의원 보궐 선거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후보가 이혁재로 개그맨 이혁재와 동명이인. 게다가 출신 학교, 학과(인하대 기계공학과)까지 같다. 시의원 후보 이혁재 씨가 개그맨 이혁재의 2년 선배.

이 보도 자료는 이 후보 측에서 발송한 것이다.

보도 자료엔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 후보는 <야인시대>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이혁재 후배 덕에 유권자들이 한번만 이름을 들으면 기억한다. 이 후보의 민주화운동 관련 구속 수감과 후배 이혁재의 군 복무 기간이 엇갈려 서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개그맨 이혁재 또한 총학생회장 출신이라는 소문을 장난스럽게 긍정하고 있다, 선거 운동 중인 이 후보의 유세 차량을 아이들이 따라다니며 이혁재를 연호하고 있어 개그맨 이혁재의 인기 상승에도 한몫하고 있다, 그래서 서로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인지도가 높은 개그맨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이 때문에 개그맨 이혁재는 난처해 하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서 집으로 찾아와 이 같은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며, 선거 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했다. 자발적으로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정치나 선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싫어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런데도 나와 관련된 보도 자료를 보내 아쉽다"는 입장.

이에 대해 보도 자료를 배포한 이 후보 측의 변한오 씨는 "개그맨 이혁재 씨의 동의 없이 보도 자료를 배포한 것은 죄송하다. 하지만 이 보도 자료는 이혁재 씨가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정치적 성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단지 이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두 사람의 사실 관계에만 입각해 작성한 보도 자료다"고 설명했다.

이혁재의 소속사인 JSB는 "혁재 씨를 악의적으로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유쾌한 일은 아니다. 모든 정당에서 선거 때마다 협조 요청이 있었고, 그 때마다 정중하게 거절했다. 이번 일 때문에 혁재 씨가 정치적인 일에 개입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게 돼 아쉽다"며 안타까워했다.

일간스포츠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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