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부성 "아버지 역할이라니, 쑥스럽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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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부성(41)이 선글라스를 벗자 해운대 바닷가에 일순간 '그윽함'이 번졌다. 최근 영화 촬영 때문에 머리를 짧게 자른 그는, 오히려 예전보다 젊어진 모습이었다. 특유의 강한 눈빛은 여전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특별한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곽부성은 온몸으로 바다를 느끼는 듯 독특한 포즈를 취했다. 그는 부산 방문이 처음이다.

곽부성은 <아버지와 아들>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아버지와 아들>은 총명하고 효심 깊은 아들과 폭력과 도박을 일삼는 아버지의 이야기. 아들은 아버지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도둑이 되지만 아버지는 변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1965년생인 그는 아직 싱글이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젊은 외모를 지니고 있다.

"굉장히 수준이 낮은 남자다. 아내 역인 양채니씨가 집을 나가고 나서야 그녀를 그리워한다. 괴팍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인물이다." 곽부성은 이번 아버지 역할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인물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내면이 보일 것'이라며 재차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서 영화 촬영 중인 그는, 로마 영화제 방문 때문에 뒤늦게 부산에 도착했다. 숨 가픈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는 중이지만, 그 단단한 표정만큼은 해운대 바다를 집어삼킬 만큼 강렬했다.

부산 = 이지영 기자
사진 = 고용훈(에이젼시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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