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유방암 치료 쥐실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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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로 암세포만 없애는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이 개발됐다. 연세대 의대 김주항.윤채옥 교수팀은 18일 "치료용 유전자를 아데노 바이러스와 결합해 뇌종양.간암.자궁암.폐암.두경부암 등에 걸린 쥐의 암덩어리에 세 번 주사한 뒤 두 달간 관찰한 결과 암덩어리가 90% 이상 없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암세포를 제외한 정상세포는 손상이 거의 없었고 주입된 바이러스도 20일 이내에 저절로 없어져 부작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19일 미국 학술지 JNCI(암연구소 잡지)에 게재된다. 김 교수 팀은 내년 초엔 두경부(얼굴과 목)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유전자 치료는 치료용 유전자를 바이러스 같은 매개체를 이용해 암세포에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포와 세포 사이에 존재하는 물질(세포밖 간질)이 걸림돌로 작용해 치료용 유전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또 치료 과정에서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키는 게 문제였다.

하지만 김 교수팀은 아데노 바이러스에 암세포에서 1만 배나 증식하는 리렉신(Relaxin)이란 물질을 주입해 바이러스가 세포 밖 간질을 뚫고 암세포를 죽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하는 물질(TERF promotor)을 개발해 정상세포의 피해를 줄였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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