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국내펀드 나눠 장기투자 땐 "환헤지 안하는 게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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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해외펀드에 투자할 경우 환헤지를 통해 투자 위험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이런 상식에 반하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에 나눠 장기투자할 경우엔 환헤지를 않는 게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한국투자증권이 2001년부터 이달 6일까지 주요 국가의 지수와 환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환헤지를 하지 않은 경우에 지수간 상관관계가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미국 S&P500의 경우 환헤지를 했을 때 상관계수는 0.42인 반면, 하지 않았을 때는 0.33에 그쳤다. 상관계수가 0에 가까울수록 두 지수의 움직임은 서로 관련이 없다는 뜻으로 분산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증권사 강규안 연구원은 "분산투자 측면에서 보면 상관관계가 낮은 두 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환율을 헤지 대상으로만 볼게 아니라 분산 투자의 속성을 지니는 자산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만큼 시장상황을 잘 알 수 없는 해외에 투자하는 것도 위험한데 환율 변동성까지 감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반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도 "단기로 투자하거나 하나의 통화 자산만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엔 환헤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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