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플땐 '통통한 여성에 호감', 배부르면 '마른 여성이 매력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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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기 전과 밥 먹은 뒤 생각이 다르다는 인간심리의 속설은 남성이 느끼는 여성의 성적 매력에도 적용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배고플 때는 풍만한 여성에게 배부른 상태에서는 상대적으로 날씬한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영국의 심리학자인 바이린 스와미 리버풀 대학 교수와 마틴 토비 뉴캐슬 대학 교수는 성인남성 24명을 대상으로 심리실험을 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5일 캔웨스트 통신이 영국심리학저널에 실린 이들의 논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를 점심식사를 거른 배고픈 남성과 배부른 남성 등 두 그룹으로 나눈 뒤 다양한 체형의 여성 사진을 보여주고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정도를 1~9로 표시하게 했다. 사진은 얼굴을 가리고 몸에 꼭 달라붙는 타이츠를 입은 모습이었다.

그 결과 배고픈 그룹은 배부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통한 여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정도가 높았다. 배고픈 남성은 평균 체격의 여성과 비교할 때도 통통한 여성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와미 교수는 그 이유를 "남성은 아직도 진화론적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의 심층심리에는 가족을 먹여살릴 자원을 갖고 있는 여성에게 끌리는 원시적 취향이 남아 있으며 풍만한 여성은 배고픈 상태에서 풍요를 희구하는 본능적 충동을 만족시켜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문화권에 따라 여성의 매력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서도 실험했다.

영국과 남부 아프리카 남성들을 대상으로 체형별 여성에게 느끼는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영국 남성은 약간 마른 체격인 체질량지수(BMI) 20 아프리카 남성은 약간 뚱뚱한 체격인 BMI 25 여성에게 가장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0 미만을 저체중 20~24 정상체중 25~30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친다.

토비 교수는 "아프리카에서는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고 아기를 잘 낳을 수 여성을 아름답게 여기는 반면 영국에서는 비만이 풍요가 아니라 낮은 사회적 지위나 불량한 식생활의 척도가 된다"며 "여성의 아름다움과 성적 매력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른 가변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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