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무장관 서울 회동…장소 놓고 한·일 한때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이 3국 외무장관 회담을 제의하자 이를 도쿄에서 열자고 주장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일본에 머무는 18일에 개최하자는 제안이었다. 아소 다로 외상이 회담을 주도하는 장면을 연출해 대북 강경론이 득세하는 국내 정치에도 활용하겠다는 일본 측의 계산이 엿보인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유엔 사무총장 당선 뒤 뉴욕에 머물고 있는 반 장관의 일정 등을 내세워 '서울 회동'을 주장했다. 한국의 외교부 장관이 일본으로 건너가 북핵 문제를 협의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실무진의 의견에 따른 것이었다. 반 장관의 스케줄상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회담을 하루 앞당기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또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의 첫 방문국을 일본으로 정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일본 측은 '국회가 열려 아소 외상의 출국이 어렵다'고 버텼지만 미국의 중재로 회담 장소는 서울로 정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민감한 사안들이 다뤄질 회담인 만큼 서울에서 열리는 게 협상 전략상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