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많아 생산성 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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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재경경제부가 반성문을 썼다. 정부 규제가 많아 한국의 생산성이 떨어졌다고 시인한 것이다.

재경부는 8일 '생산성과 규제완화 간 연계관계'라는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생산성이 둔화한 것은 칸막이 규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00년대 들어 평균 10.4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7달러의 39%에 그쳤다. 똑같은 시간을 일했지만 성과는 선진국의 절반밖에 못 냈다는 얘기다. 게다가 같은 기간 프랑스.오스트리아 같은 나라는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를 크게 좁혔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최근 정보기술(IT)이 발전하면서 세계적으로 생산성이 높아졌지만 나라별로 차이가 생겼다며 그 이유를 '규제'에서 찾았다. 규제의 많고 적음에 따라 생산성 향상에 차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규제가 많을수록 자유 경쟁을 막아 생산성을 둔화시킨다"며 "미국 수준으로 규제를 줄이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규제 중에서도 업종 간 '칸막이 규제'를 큰 문제로 꼽았다. 한국의 전체 투자에서 IT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OECD 평균(20%)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준(42%)인데도 칸막이 규제 때문에 투자 효과가 전 업종에 고루 파급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OECD도 최근 "한국의 규제 지수가 회원국 평균보다 높은 데다 업종 간 진입 장벽도 높아 생산성 향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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