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최고의 신예, 정면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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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32강전 하이라이트>
○ . 강동윤 4단 ● . 천야오예 5단

한국 바둑과 중국 바둑의 미래가 격돌했다. 강동윤 4단은 한국 최고의 신예로 1989년 1월 서울생. 천야오예(陳耀燁) 5단은 89년 12월생. 신예 대회를 잇따라 우승한 강동윤은 지난해 한국바둑대상에서 신인왕에 올랐고 천야오예는 중국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올해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준우승했다. 그 대회에서 천야오예는 이창호 9단을 꺾어 중국 대륙을 환호성으로 뒤덮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강동윤-천야오예의 한판 승부는 유성에 운집한 프로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면1(20~27)=20의 어깨짚기는 상변의 급소. 흑이 23으로 머리를 내밀 때 강동윤은 24로 기분 좋게 틀어막아 상변을 초토화한다. 그러나 천야오예도 A로 고분고분 받아주지 않고 25, 27로 즉각 반격을 가해온다. 날카롭고 기세 넘치는 수법이다. 그중에서도 27은 교묘한 수순. 강동윤의 응수가 궁금한 대목이다.

장면2(28~34)=28로 나온 것은 이 한 수였다. 29 쪽이 골치가 아프긴 하지만 돌의 기세상 이곳을 막힐 수는 없는 것이다. 흑도 즉시 29로 찔러 33까지 백 석 점을 잡았다. 실리가 통통하다. 그러나 백도 32의 빵때림이 두텁고 34가 또한 좋은 곳이어서 국면의 균형을 잡는 데 성공한다. 하늘 같은 패기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듯하다가 멋지게 타협하는 모습이 과연 최고의 신예들답다.

백이 '참고도'처럼 귀를 살리는 것은 4까지 흑이 좋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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