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호스트들 '바른말 쓰기' 공부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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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말 쓰기' 쇼핑 호스트가 앞장설께요."

GS홈쇼핑의 쇼핑호스트들이 '바른 말 쓰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GS홈쇼핑에서 방송진행을 맡고 있는 쇼핑 호스트 24명이 15일 치러질 한국어 능력시험에 대비해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GS홈쇼핑의 쇼핑호스트들이 한국어 능력 시험 준비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 우리말을 더 잘 알고 써야 한다'는 생각에 뜻이 맞는 한 두사람이 모여 공부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그 수가 늘어 전체 쇼핑호스트 38명 전원이 사내 스터디그룹인 '한글사랑'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GS홈쇼핑 쇼핑호스들이 이처럼 '바른말 쓰기' 공부에 열중인 것은 회사가 한국어 능력시험의 점수를 인사 평가 자료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입사 4개월차인 새내기 쇼핑호스트 김인경씨(25)는 "한국어 능력 시험을 앞두고 방송 일정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고 있다"며 "방송 중에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방송을 보는 고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돼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시험공부(?)를 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스터디 그룹의 '고문' 차광염(27) 쇼핑호스트에게 달려간다. 차광염 쇼핑호스트는 지난 5월에 실시한 한국어 능력시험에서 상위 0.62%를 차지한 실력자. 차씨는 "말하는 것은 평소 습관에서 나온다"며 "스터디 그룹 멤버들에게 한국어 능력 시험을 공부하는 방법과 시험에서 주의해서 풀어야 할 부분 등을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 게시판에는 '메꾸다'를 '메우다'로, '목메이다'를 '목메다'로 잘못 쓰기 쉬운 단어들을 올려놔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GS홈쇼핑 김병욱 상무는 "쇼핑호스트들의 노력 결과 우리말의 잘못된 표현이나 외국어 남용 사례가 크게 줄고 있다"며 "'로맨틱', '큐트', '럭셔리' 등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외국어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우리말로 쉽게 풀어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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