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인'촬영팀 군사지역 촬영하다 중국 해군에 한때 억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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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수목극 '연인'(김은숙 극본, 신우철 연출)이 중국 휴양지로 유명한 하이난섬(海南島) 인근에서 해상 추격신을 촬영하다가 중국 해군에 억류됐던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3일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지난 9월 10일부터 '연인'의 사전 촬영분 중 국내 조직폭력 세력과 중국 현지 조직폭력 세력 간의 갈등으로 인해 여주인공인 미주(김정은)가 중국 조폭 세력에 납치되고 이를 구하는 건달 이서진이 보트를 타고 구출을 위해 추격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현지에 있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해상 추격 구출 신을 촬영하다 우연히 중국 해군기지가 배경으로 잡혔고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중국 해군이 긴급 출동해 촬영을 제지했다는 것. 중국 해군 측이 문제삼은 것은 드라마 촬영 자체가 아닌 중국 보안시설에 대한 촬영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군 측은 곧장 촬영팀에 촬영중지를 요청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우철 감독과 제작진 일부가 한동안 중국 해군에 억류되는 험악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김정은 이서진 등 중요 출연진은 제작진의 적극적인 보호로 중국 해군에 억류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중국의 미그기와 충돌한 미 해군 정찰기가 비상착륙하기도 한 군사적 요충지

이처럼 중국 측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곳이 2001년 4월 미 해군 정찰기(승무원 24명 탑승)가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중 중국 공군기와 충돌 후 해남도에 비상 착륙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 중국, 대만, 베트남의 군사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당시 미 해군 정찰기에 위협을 가하기 위해 방해 비행을 하던 중국 공군의 미그기 한 대가 정찰기와 충돌, 추락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군사적 충돌 등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중국해군 측은 드라마 '연인'의 촬영필름 전체를 압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드라마 '연인'의 제작팀이 중국 측이 문제를 삼고 있는 군사지역 촬영 부분을 자진 삭제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와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른 공산국가인 중국 영토 및 해역, 더욱 군사적 요충지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며 현지 상황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화근이 된 셈이다.

이후 촬영분은 중국 해군 관계자의 입회 하에 촬영됐으나 드라마 전체 흐름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신우철감독 전편격인 '프라하의 연인'에서도 덕수궁 돌담길 훼손으로 비난받기도

이 드라마는 촬영 전 제작보고회를 중국 하이난섬에서 해외시장 판로 개척 목적으로 6개국 20여 개 매체를 하이난섬으로 불러 초대형 제작발표회를 하기도 했다. 드라마에 대한 국내 및 해외 홍보에는 최선을 다했을지 몰라도 이번 중국 군사시설 촬영으로 인한 제작진과 출연진을 위험에 빠뜨리게 한 책임은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의 전편 격인 '프라하의 연인'(제작 올리브나인)에서도 덕수궁 돌담길 훼손 문제로 일부 스태프가 법적인 처벌을 받는 불미스런 일까지 있었던 터라 제작진의 적극적인 해명이 뒤따라야할 것이다.

이에 대해 '연인'의 제작사인 케이드림의 김동경 대표는 "해상 신을 촬영하면서 해군 기지가 카메라에 잡혔다. 이로 인해 신감독(신우철)하고 제작이사가 중국해군에 설명을 하고 문제를 해결했다. 억류 상황은 절대 아니다"면서 "9월 19일 제작 발표회 이전에 있었던 일로 당시 그곳에 군 시설이 많아 조심할 부분이 많았는데 다소간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중국 측도 우리가 고의적으로 촬영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이해했기 때문에 나중에는 해군의 도움을 받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인'은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가 합작해 만드는 '연인'시리즈 3탄으로 조폭과 여의사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에서 안방 극장에 부적합한 소재가 아니냐는 지적과 전작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면서 시작 전부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연인'은 11월 8일 첫 방송을 위해 국내에서 막바지 사전 촬영을 진행중이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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