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직원 횡령·유용 5년간 8000억에 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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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5년간 금융사 직원들이 횡령하거나 유용한 금액이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1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1~2005년 금융사에서 발생한 횡령.유용 사고는 1496건, 사고 금액은 79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금융사의 영업일이 연간 250일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한 건 이상 6억4000만원씩의 횡령.유용 사고가 일어난 셈"이라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라고 말했다. 금융권별 사고로는 은행권이 505건에 3831억원, 비은행권은 468건에 2850억원이었다. 개별 금융사별 발생 건수는 농협 단위조합이 149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삼성생명 137건, 국민은행 95건, 농협중앙회 92건 등의 순이었다. 사고 금액은 국민은행 1158억원, 조흥은행 647억원, 농협 단위조합 533억원 등의 순으로 컸다.

이 의원은 "횡령과 유용 외에 사기 등 각종 금융사고를 모두 합치면 지난 5년간 총 2300건, 1조4000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는 웬만한 대형 금융사의 연간 순이익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감원이 지난해 이후 올 상반기까지 400회 이상이나 금융사의 내부 통제시스템을 점검했지만 대부분 사후처리에 급급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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