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미사일 쏘는데 동맹 해체한다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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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는 경제와 달라 한번 삐끗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11일 전직 경찰 총수들의 비상시국선언에 동참해 기자회견장을 찾은 김광식(63.8대.사진) 전 경찰청장은 전작권 환수가 논의되는 현재의 상황을 "아주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8년 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투신한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99년 1월부터 10월까지 경찰청장을 지냈다. 2001년부터 4년간 경북도립 경도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김 전 청장은 "국가를 생각하는 직업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죽을 때까지 나라를 걱정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선언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국선언은 어떻게 하게 됐나.

"전직 경찰 총수들이 최근 (전작권 환수 논의) 상황이 심히 우려스럽다는 데 이심전심으로 동의해 입장을 밝히기로 뜻을 모았다. 와병 중인 두 분(이영창.김우현)과 청와대 경호실장(김세옥), 연락이 닿지 않은 분(이팔호) 등 네 명만 참여하지 못했을 뿐 모두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전작권 환수에 왜 반대하는가.

"북한의 대남정책은 과거와 달라진 게 없는데 우리만 일방적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무기 개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우리의 대응 태세는 오히려 이완되고 있다. 더 나아가 한.미 군사동맹을 해체하는 수준까지 가겠다니 상당히 걱정스럽다. 여건이 다져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작권 환수는)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청장 재임 시절인 99년과 비교하면 지금의 상황은.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은 공권력 위기와 국론 분열은 없었다. 북한과 친북세력에 대한 현 정부의 대응자세는 상당히 걱정된다. (노무현 정부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나타난 정책으로 볼 때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시국선언문에서 최근의 상황을 '내전의 분위기'라고 지적했는데 거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는 할 이야기를 다 했다.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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