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품없는 주몽 전투신 "실망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MBC드라마 '주몽'이 허술한 전투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시청자들은 5일 방영분에 선보인 전투장면에 대해 '전쟁인가, 뒷동산 병정놀이인가'라며 비아냥대고 있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방송 예정분(60회)의 절반을 넘어선 MBC '주몽'이 허술하기 짝이 없는 전투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과당경쟁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보여줄 게 너무 많다"며 방영시간을 10분 늘렸지만 내용물은 그 값을 못했다는 지적이다. '주몽'은 정통 남성사극인 SBS '연개소문'이나 KBS '대조영'과 달리 오밀조밀한 에피소드에 무게를 둬왔지만, 앞으로 펼쳐질 주몽의 건국 대장정에서 전쟁 묘사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MBC도 최근 전투 장면 촬영 현장을 소개하는 보도자료에서 '현란한 무술' '실제 싸우는 것처럼 연기하는 모습에 넋이 나간' 등 자화자찬을 쏟아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5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전투 장면은 초라했다. 주몽(송일국)이 이끄는 별동대와 한나라 철기군의 전투가 각각 10여명이 동원된 '서바이벌 게임' 수준으로 그려지는가 하면, 대소(김승수)가 출정에 앞서 진법 훈련을 하는 장면에서도 군사들은 100명 남짓에 불과했다. 전장으로 수송하는 양측의 보급 물자도 보따리 장수들 수준이었다. 이 같은 허술한 연출에 열렬 시청자들조차 '안습'(안구에 습기차다.눈물난다는 뜻의 네티즌 용어) '어이상실' '애들 장난' 등 자극적인 용어를 섞어 실망감을 쏟아냈다. 이모씨는 "엑스트라 섭외가 여의치 않다면 '불멸의 이순신'이나 '연개소문'처럼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든가… 시청률이 자리잡았으니 대충 때우겠다는 건가"라고 질타했고, 김모씨는 "동네 애들 싸움도 아니고… 필요하시면 저라도 무보수로 엑스트라 해드릴까요"라고 비꼬았다.

실망스러운 것은 전투의 스케일만이 아니다. 들판에서 매복하던 주몽의 별동대가 불화살을 쏘며 공격을 개시한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한나라 군사들이 죄다 장님이거나 주몽이 눈 깜짝 할 사이에 불을 붙일 수 있는 비기(秘器)를 가진 것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저자거리에서 부여가 전쟁에서 질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던 주술사들이 유화부인(오연수)의 "네, 이놈" 한마디에 왕후와 마우령 신녀가 시킨 짓이라고 순순히 실토를 하는 등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허술한 장면들이 적지 않았다.제작진은 "부여군의 본진이 출정해 본격적인 전쟁이 벌어지면 보다 멋진 전투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