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뜨개 전시회 갖는 김옥진 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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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7순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정성껏 떠온 손뜨개 작품들을 모아 자선전을 여는 여성이 있다.
18∼19일 롯데호텔 토파즈룸에서 손뜨개 전시회를 갖는 김옥진 여사(68·서울 강남구 둔촌동 삼익빌라) 가 화제의 주인공.
『남편(임재건씨·70·내과의사)의 직장 관계로 일본동경에 살면서 손자·아들·며느리들에게 줄 털실 옷을 뜨며 그리운 마음을 달래곤 했지요. 섬유업을 하는 둘째아들 (승환씨·코스모팹 한국지사장)이 옷을 보고는 「혼자보기엔 아까운 솜씨」라며 나서는 통에 경기도안산에 신축중인 명휘원 내부설비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하여 용기를 냈습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최근 2년여 동안 제작한 여자용 코트 원피스, 남자용 스웨터, 어린이용 스웨터 등 모두 1백31점. 특히 코트는 이번에 처음 시도한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의 판매수익은 모두 고 이방자 여사가 운영하던 사회복지법인인 명휘원에 기탁할 예정.
슬하의 다섯 아들이 장성한 후 놓아버린 뜨개바늘을 그가 다시 집어든 것은 3년전. 우연히 일본 교육방송 TV가 방영한 편물지도프로를 보고 따라해 본 것이「너무 쉬워」계속하게 됐다는 것.
남편이 출근하면 도시락을 싸들고 털실가게를 찾아가 개인지도를 받기도 하고, 손뜨개 책을 구입해 여러 책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새 문양을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장갑에서 머플러·조끼·스웨터 그리고 원피스·코트 등으로 점차 단계를 높여나갔다.
잘못됐을 때는 밤을 새워가며 몇 번씩 풀고 다시 짜는 끈기와 일본 동경 여자미술전문학교 (현 동경예대)에서 익혔던 색감·도안감각이 실력향상에 밑받침이 됐다.
『뜨개질은 잘되든 못되든 완성을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소 엉성해도 끝마쳤을 때의 보람은 엄청나요. 이 보람을 맛본 이라야 다시 실을 사러 갑니다.』
김씨는 지난 달 31일 남편과 함께 동경으로부터 서울로 돌아와 막내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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