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참가 중고생 45명|"좌경" 유도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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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경찰이 시위참가학생들을 연행한 뒤 조사과정에서 이들로부터 좌경폭력세력이라는 답변을 유도해 내도록 지침서를 내려 말썽을 빚고있다.
서울성북경찰서가 1일 박성보 서장 지시로 대공계에서 만들어 조사경찰관에게 배포한 「연행자 신문사항」이란 제목의 16절지 크기 지침서는 모두 9개 항목으로 시위·집회 연행자들로부터 ▲행사가 좌경폭력세력의 전위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답변을 유도할 것 ▲고교생들을 조직·세력화 하기 위한 선전선동목적의 집회라는 답변을 유도할 것 ▲극한투쟁으로 전교조의 위상재정립 및 좌경폭력세력과의 연계를 위한 것이라는 답변을 유도할 것 등 연행자들을 좌경세력으로 몰도록 하는 내용으로 돼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일 고려대에서 열린 「참교육실천을 위한 우리노래 경연대회」에 참가한 최모양(17·S여고2) 등 중·고교생 45명을 연행, 오후11시까지 지침서에 따라 조사했으나 대부분이 고대 앞에서 영문도 모른 채 연행된 학생들이어서 좌경폭력 전위세력이란 답변을 얻어내지 못하자 전원 훈방했다.
이에 대해 박서장은 『지침하달 때 오류가 있었고 학생들을 좌경세력으로 몰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며 『연행학생들도 혐의가 없어 모두 훈방했다』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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