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만 잘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 낮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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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콩, 보리 등 심장 건강에 좋은 식품들을 적절히 함께 섭취하면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LDL.저밀도단백질) 수치를 약물 치료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미국임상영양학회지(AJCN) 3월호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은 아몬드, 콩, 보리 등과 같이 심장에 이로운 음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식단'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먹인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물 치료를 했을 때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55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포트폴리오 식단'을 지정한 뒤 참가자들이 스스로 이들 식단에 포함된 식품을 구입, 요리할 수 있도록 한 다음 12개월 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했다.

연구에 사용된 식단은 ▲섬유소 식품(강낭콩.귀리.딸기.브로콜리.말린 자두.사과.고구마.보리.자몽) ▲식물 스테롤(아보카도.옥수수기름.콩.아몬드.올리브오일.식물성 쇼트닝) ▲콩 단백질(콩.두부.두유.콩고기) ▲아몬드 등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하루에 식물 스테롤 1g, 대두 단백질 22.5g, 섬유소 10g, 아몬드 23g이상을 각각 섭취토록 했다.

실험 시작 전 55명은 모두 비만으로 혈압치료 중이었는데 이중 18명은 '스타틴' 계열의 약물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실험 당시에는 일체의 약물복용을 중단했다.

이 결과 1년 후에는 실험 참가자 중 3분의 1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20% 이상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스타틴을 이용해 치료했을 때와 유사한 결과로 이들은 정해진 식단을 엄격히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식단을 엄격하게 따르지 않은 나머지 3분의 1의 경우에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5% 하락했으며, 식단을 가장 따르지 않은 참가자들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0% 떨어졌다.

연구팀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의 하락 정도는 각 참가자들이 심장에 좋은 특정 식품을 섭취하면서 정해진 식단을 얼마나 충실하게 따랐는가에 좌우됐다고 덧붙였다.

시릴 캔달 박사는 "실험 참가자 중 3분의 1 이상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20%나 감소해 임상학적으로 유의한 결과에 도달했다"면서 "이렇게 감소한 수치는 이후에도 계속 유지됐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포트폴리오 식단은 영양학적 가치가 있는 식품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중시하는 최근의 경향과 일치한다"면서 "연구팀의 식단이 주변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일상 생활에서 따라하기 쉬워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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