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2004년 논문 준비 때 연구원에게 난자 기증동의서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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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팀이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난자 기증 동의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MBC PD수첩은 3일 방영하는 황 교수 관련 3탄 프로그램에서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 P씨의 e-메일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난자 획득 과정을 둘러싼 윤리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인 가톨릭대 이동익 신부는 1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황 교수팀이 2004년 논문과 관련된 연구를 할 당시 배아 줄기세포 연구팀에 있던 대부분의 여성 연구원에게서 난자 기증 동의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믿을 만한 소식통 몇 곳에서 그 팀에 있던 연구원의 증언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이는 당시 황 교수팀 연구실이 연구원 난자 제공에 대해 강제적인 분위기였을지 모른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팀에 있던 연구원 P씨가 친지에게 보냈다는 e-메일에도 난자 제공이 강제적으로 이뤄졌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03년 3월 당시 26세 미혼이던 연구원 P씨는 실험 도중 실수로 난자가 담긴 접시를 엎질렀다. 이 때문에 자신의 난자를 제공하게 된 P씨는 그 난자로 직접 복제 실험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자책하며 '황 교수에게 대적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친지에게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난자 제공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 문제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21 신년호는 지난해 초 미즈메디병원을 통해 황 교수팀에 난자를 제공한 W씨가 기증 동의서를 쓴 날 안규리 서울대 교수로부터 교통비 명목으로 30만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월 1일 발효한 생명윤리법은 금전적 보상 등을 조건으로 난자 제공을 유인.알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안 교수가 줬다는 돈의 성격과 출처에 대해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편 생명윤리위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황 교수팀이 2004.2005년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사용한 난자는 모두 1656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완전 조작으로 판명된 2005년 논문을 위해 79명의 여성에게서 1233개의 난자를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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