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재보선 참패 12일 만에 “국민 질책 쓴 약 삼아 새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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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국민의 질책을 쓴 약으로 여기고, 국정 전반을 돌아보며 새출발의 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임기 마지막 날까지 흔들림 없이 국민과 역사가 부여한 책무를 다하자는 다짐을 새롭게 한다. 성과는 더욱 발전시키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고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족한 건 고칠 것” 밝혔지만 #“선진적 방역으로 모범국가 됐다” #기조 전환보다 기존 정책에 초점

‘국민의 질책’이란 표현은 재·보선 참패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변인의 전언이 아닌 문 대통령의 육성으로 참패와 관련된 언급이 나온 건 선거 후 12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4·7 재·보선 다음 날인 8일엔 대변인을 통해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무엇이 문제이고 과제인지 냉정하게 직시하고 무거운 책임감과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공직기강을 철저히 확립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했다. 그런 뒤 “마지막까지 부패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유능하라” “정책을 더 세심하게 점검하라”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라”는 등의 당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기조 전환보다 기존 정책의 마무리에 초점을 맞췄다. “부족한 것은 고치겠다”고 했지만, 무엇이 부족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자신의 업적을 설명했다. “불평등이 심화되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더불어 잘살고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혁신적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매진했다” “출범 초기부터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쟁의 위기를 걷어내고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성과를 거뒀다” “선진적 방역체계와 적극적 재정정책이 어우러져 세계적으로 방역에서 모범국가, 경제위기 극복에서 선도그룹으로 평가받는 나라가 됐다” 등이다.

문 대통령은 또 “(야당과의) 소통과 협력에도 힘써 달라”며 “선거로 단체장이 바뀐 지자체와 특별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달라. 방역관리에 허점이 생기거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충분히 소통하고 긴밀히 협력하라”고도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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