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실리콘 판매규제 해제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체 유해성 우려 때문에 판매 금지된 유방성형 삽입물 실리콘 젤의 판매 재개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밝혀져 여성단체와 소비자 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전미여성기구(NOW)와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PC)은 FDA가 아직 유해성 여부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실리콘의 시장 복귀를 허용하는 쪽으로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연구가 끝날 때까지 판매 재개 검토를 늦추도록 촉구했다.

지난 1980년대부터 제기돼온 유방확대수술용 실리콘의 유해 논쟁은 1990년대 초에는 수많은 소송으로 이어졌고 FDA는 마침내 지난 1992년 유방절제 수술을 받은 여성들을 제외한 모든 경우에 실리콘 삽입 수술을 금지했다.

그러나 의회의 예산지원으로 운영되는 의학연구소(IM)는 지난 2000년 실리콘 삽입물이 유방암이나 낭창(狼瘡),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IM 보고서는 하지만 유방실리콘 삽입이 다양한 국소적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은 언젠가는 터져서 주변 조직과 림프결절 등으로 스며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판매용 실리콘 젤과 기존 실리콘 대체품인 식염수 삽입물을 제조하는 2개 회사는 이 보고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FDA에 실리콘 판매 재허용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 있는 이너메드사는 지난해 FDA에 실리콘 판매 재개허용을 신청했고 같은 지역의 멘터사 역시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2년 한 해 동안 약3만2천명의 여성이 유방확대수술을 받았으나 2002년에는 무려 23만7천명이나 같은 수술을 받았다. 유방절제 후 이같은 수술을 받은 7만명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FDA 산하 기구.방사선의학센터의 데이비드 페이걸 소장은 지금까지 연구 결과는 실리콘이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면서 FDA의 목표는 완벽하게 안전한 약물이나 기구를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과 이점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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