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얼마든지 예방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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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란(大亂)'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병률이 많은 병이 당뇨병이다.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전국민의 5% 정도. 그러나 30대에선 10%, 50대 이상은 20%선에 이른다.

그러나 당뇨병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가래로 막을 일을 호미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중요하고 또 훨씬 쉽다. 문제는 불행히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증상이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게 현실이다.

그러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을까?

당뇨병은 포도당을 체내에 이용하는 데 필요한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안 되거나 ▶분비된 인슐린 기능에 문제가 생겨 혈중 포도당 수치가 높아진 병이다. 물론 소변으로 나오는 당분도 많아진다.

이처럼 혈액.소변의 농도가 올라가면서 물도 많이 마시고 소변도 자주 보게 된다. 또 많이 먹게 된다. 그래서 다음(多飮).다뇨(多尿).다식(多食)의 3다(多)증상이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문제는 3다 증상이 뚜렷할 땐 이미 병이 진행된 뒤라는 점. 연세대의대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당뇨병은 10~2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병이라 질병 경과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당뇨병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 철저히 관리해 발병을 막아야 한다.


우선 꼽을 수 있는 위험인자는 가족력이다.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을 때는 물론 고혈압.성인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 이상이 있을 때도 당뇨병 예방을 위해 젊을 때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과 식생활 개선을 통해 정상체중.정상 혈당.정상 지질.정상 혈압 등을 유지하는 것이다. 당뇨에 걸릴 위험인자가 있으면 병에 쉽게 걸릴 수 있지만 관리만 잘하면 발병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족력이 없어도 비만하면 당뇨병이 발병할 수 있다. 실제 최근 당뇨병 급증의 주된 원인은 과식.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 탓이다. 그래서 당뇨병은 '생활습관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같은 비만이라도 성인형은 더욱 문제가 된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정상 몸무게였는데 중년이 돼 뚱뚱해진 경우다.

어릴 때부터 비만한 사람은 성장기 때 인슐린 분비능력이 정상인보다 이미 커져 있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선 혈당을 낮추는 능력이 정상인보다 좋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검진을 통한 혈당 체크도 중요하다. 공복시 혈당이 1백10㎎/㎗ 이하면 정상이며, 1백26㎎/㎗ 이상이면 당뇨병을 의심해야 한다.

일단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전문가에게 평생 동안 철저히 관리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공복시 혈당치가 1백10~1백25㎎/㎗인 '공복혈당 장애'인 경우.차교수는 "이런 사람은 당뇨병으로 곧 발병할 수 있는 상태이므로 혈당치를 1백10㎎/㎗이하로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 당뇨병 발병 위험군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문규 교수는 "먼저 식사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상체중과 정상혈압, 혈당.지질 수치 정상화 등을 지켜야 한다"고 들려준다.

만일 관리를 잘해도 공복혈당 장애가 있을 땐 내분비내과 전문의를 찾아 췌장의 기능을 높이면서 탄수화물 흡수를 낮추는 당뇨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또 식습관 개선.지질강하제 복용 등으로 지질수치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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