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전체·부분 절제, 생존율 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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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크기가 비교적 작은 유방암 환자는 유방 전체를 절제 하거나 종양부위만 없애는 `소괴(小塊)절제'를 하거나 생존율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유방을 살리는 부분절제가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는 유방의 전체절제나 소괴절제나 효과에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는 2건의 장기간에 걸친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중 한 연구보고서에서 미 피츠버그대학의 버나드 피셔 박사는 유방암 종양의 직경이 4cm 이하인 여성 1천851명을 20년에 걸쳐 지켜본 결과 전체절제 그룹이나 소괴절제 그룹이나 생존율이 같았다고 밝혔다.

피셔 박사는 소괴절제 후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도 방사선 치료를 받은 그룹과 20년 생존율이 같았으며 다만 방사선 치료를 받은 그룹에 비해 같은 부위의 암 재발률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유럽종양연구소의 움베르토 베로네시 박사는 유방암 종양의 직경이 2cm 이하인 환자 701명(전체절제 349명, 소괴절제 352명)을 장기간 지켜본 결과 20년 생존율이 전체절제 그룹 24.3%, 소괴절제 그룹 26.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스웨스턴 대학 유방암 전문의 모니카 모로 박사는 지금까지 소괴절제를 의심해온 회의론자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결과라고 논평하고 이젠 소괴절제 효과를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1980년대에 `소괴절제도 안전하다'는 두 건의 역사적인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유방암 전문의들 사이에 소괴절제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기 시작했으나 요즘에도 소괴절제로 충분한 환자들에게 소괴절제를 권유하지 않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

모로 박사는 1기 유방암 환자는 약 90%가 소괴절제가 가능하지만 실제로 이를 선택하는 경우는 68%에 불과하며 2기 유방암은 소괴절제가 가능한 75% 가운데 37%만이 이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외과학회에 따르면 1999년 14만5천681명의 유방암 환자 가운데 57%가 소괴절제 수술을 받았다. (보스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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