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검언유착' 오보 관련자 5명 인사위 회부…노조 "꼬리자르기 꼼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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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9 지난 18일 보도한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제목의 기사. 현재는 다시보기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 KBS]

KBS 뉴스9 지난 18일 보도한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제목의 기사. 현재는 다시보기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 KBS]

KBS가 이른바 ‘검언유착’ 관련 오보를 한 보도 관련자 5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KBS는 28일 ‘KBS 보도 관련, 억측과 꿰맞추기식 주장을 중단해주시기 바랍니다’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지난 18일 9시뉴스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보도와 관련해 경위 파악에 착수했고, 27일 심의지적평정위원회를 열어 보도 관련자 5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사진 KBS 홈페이지 캡처]

[사진 KBS 홈페이지 캡처]

KBS는 18일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이모 전 채널A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공모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가 하루 만인 19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표현했다”며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사이의 실제 대화 녹취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의 인물’에게 전해들은 말을 토대로 작성한 ‘전언 보도’였던 것이다.

이후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KBS 내부 보도정보 시스템에 올린 ‘제3의 인물’과의 취재 녹취록이 외부에 노출되면서, KBS 안팎에서 ‘청부 보도’ 논란이 불거졌다. ‘제3의 인물’을 둘러싸고 검찰 고위관계자거나 여권 핵심인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KBS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까지 파악한 경위를 보면, 이번 사안은 보도 과정의 오류가 전부”라며 “정확한 사실관계와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절차를 진행 중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보도 관련자는 해당 뉴스를 보도한 기자와 법조반장, 법조팀장, 사회부장, 디지털뉴스주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BS 노조 관계자는 “통상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때는 노조와 협의를 거쳐 진행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렇게 전광석화처럼 서둘러 회부한 것은 사측의 꼬리자르기 꼼수로 보인다”며 “심지어 노사측이 만나는 공정방송위원회를 불과 이틀 앞두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 ”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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