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후 5시 28분부터 32분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하고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가장 가까운 이웃인 중국 측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인민의 단결된 힘으로 이번 사태를 잘 극복해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했다. 이날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하고 중국 우한에 체류하던 교포들의 귀국에 협조해준 것에 사의를 표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중국이)코로나19와 싸우는 것에 위문과 지지를 표해주셔서 깊이 감사하다”며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며, 그런 친구는 서로를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각계는 관심과 위문, 많은 도움과 지지를 보내주셨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양국의 임상 치료 경험을 공유하고, 방역 당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시 주석이 먼저 “한 달간의 싸움을 통해 우리는 치료 임상경험을 많이 쌓았다. 임상 치료 경험을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양국의 정보공유 및 공동대응 협력을 기대한다. 중국은 많은 임상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정보를 방역 당국과 공유해준다면 퇴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양 정상은 코로나19 외에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올 상반기로 예정돼있는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양 정상은 이를 변함 없이 추진키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는 외교 당국 간에 조율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또,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의 대화 재개가 가장 급선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북ㆍ미 양측이 의견이 다른 부분을 봉합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의 통화에 앞서, 청와대는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상황의 심각성과 국제사회의 동향을 점검했다. 상임위원들은 24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ㆍ미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한ㆍ미 동맹을 강화하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대책도 논의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